“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통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간혹 허리디스크 수술을 했음에도 허리가 뻣뻣하고 아픈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며 하소연하는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허리디스크 수술 후 종아리 통증이 워낙 심해 걷기조차 힘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일상적인 활동에도 지장이 생겨 결국 생업을 포기해야 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허리디스크 재수술을 받으라고 하지만 또다시 디스크 수술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시달리지는 않을까 큰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FBSS· 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을 아시나요? 이처럼 허리디스크 수술 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없었던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은 척추수술후증후군(PLS), 디스크수술 후 통증, 디스크수술 실패 증후군, 척추수술 후유증 등으로 불려 지기도 합니다.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첫 번째는 당초 허리디스크 수술이 필요하지 않았음에도 수술을 받은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예방 차원이나 주치의 시각의 차이, 혹은 x-ray 등 진단 데이터상의 디스크(추간판) 상태와 증상이 일치하지 않았을 때 이런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부적절한 수술 기법으로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게 되면 이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령 여러 부위에 허리디스크가 있을 시 근본 원인은 제거하지 않고 한 부위의 허리디스크만 수술하면 다른 부위의 디스크에 부담이 더 커져 이런 증후군이 나타납니다. 또 디스크를 보존하느라 수술 자체가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매한가지입니다.
그 밖에 허리디스크 수술 과정에서 신경 손상이 있거나 수술 부위가 유착된 경우, 또는 척추 구조가 불안정해지는 경우, 그리고 수술 시 삽입한 금속물의 부작용 등으로 수술 부위가 재발되거나 다른 척추 부위에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후유증이 발생합니다. 수술 후 충분히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해도 이와 같을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일 허리디스크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일단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하고 부작용과 후유증이 발생한 원인과 환자의 상태 등을 면밀히 고려해 올바른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행여 허리디스크 수술 후에도 여전히 이전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졌다거나, 또는 없던 통증이 새로 생겼거나, 다리나 발목, 발가락 등에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면 수술 후유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심할 경우 하반신과 사지 마비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허리디스크 수술의 부작용이나 후유증을 치료하는 것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나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합니다. 첫 번째는 재수술입니다. 만약 신체적 부담이 적고 증상을 제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는 재수술을 감행합니다. 단, 허리디스크는 특성 상 수술을 하면 신경과 주위 조직이 들러붙기 쉽기 때문에 수술이 거듭될수록 환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척추전문의와의 면밀한 검진과 상담을 거쳐 수술 적합성 여부를 따져보고 또 다른 재발이나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비수술 치료입니다. 수술 없이 비수술 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후유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는 전문의의 지도하에 환자의 상태와 증상 등을 살펴보면서 약물요법과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는 방법이 적용됩니다. 한방에서는 약물요법을 중심으로 봉침과 약침 등을 병행하여 증상과 염증을 제거하는 한편, 추나요법으로 인체의 구조적인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기본적으로 허리디스크 수술은 신경을 압박하거나 염증을 일으킨 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통증을 줄이는 일종의 통증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술 후에도 애당초 척추 질환을 발생시킨 뒤틀린 척추나 약해진 연부 조직 등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았다면 후유증이나 재발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허리디스크 환자가 수술을 성급히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분야에 임상경험과 치료 노하우가 풍부한, 숙련된 척추전문의를 통해 정말 검진과 상담을 충분히 받은 다음에 가장 올바르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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