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는 왜 발생하나?
네발 달린 동물들의 골격은 거의 인간의 척추와 비슷하다. 다만 수평적인 자세로 몸의 체중을 네 다리로 분산하기 때문에 허리의 과부하 등 척추를 압박하지 않는다.
직립보행 하는 인간, 그 척추의 비애
그러나 직립보행 하는 인간은 다르다. 몸무게가 척추의 축과 동일한 방향으로 압박을 가한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두 다리로 걷는 인간의 체중은 일단 허리에 실렸다가 다리로 지탱된다. 실로 허리는 크기도 크고 운동량도 가장 많아 몸을 움직일 때 가장 많이 힘이 실리는 곳이며 잘못된 자세나 생활 습관 등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기 쉬운 부위다.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허리 병은 인간만이 앓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허리디스크는 직립보행 인간의 숙명적인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척추는 인생의 3분의 2나 되는 긴 시간 동안 꼿꼿하게 서 있게 된다. 그 시간 동안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부드러운 디스크들도 상체의 모든 무게와 압박을 견뎌내야 한다. 비만 인구가 늘고, 앉아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디스크는 점점 더 고통을 겪는다.
교통사고나 추락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허리를 망치는 요인은 주로 좋지 않은 자세나 생활 습관들이다. 디스크 질환에 ‘생활습관 병’이란 별칭이 따라다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불량한 자세나 나쁜 습관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오랜 시간 일부 디스크에 집중적으로 가해지면 허리는 점점 약해진다. 디스크가 심하게 밀려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붓고 찢겨진 섬유테가 신경을 압박하여 통증이 심해지는 허리 디스크를 유발한다.
디스크는 어느 한 순간에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도록 진화되면서 허리 병을 앓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평생토록 허리를 부여잡고 ‘골골’거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일생동안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이 얘기는 곧 허리디스크가 각 개인의 생활습관에 의해 좌우된다는 뜻이다.
잘못된 자세, 허리디스크로 가는 급행열차
허리디스크를 일으키는 가장 흔하고도 중요한 원인은 잘못된 자세와 습관에 있다. 보통 자세는 한 번 취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되므로 잘못된 요소가 누적되다보면 언젠가는 탈이 나기 때문이다. 구부정한 자세로 서있거나 나쁜 자세로 앉아 있는 등 척추의 S라인을 붕괴하는 자세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허리에 나쁜 자세가 대부분 골반의 틀어짐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다리를 꼬거나 짝 다리를 짚는 것을 오래할 경우 골반의 좌우 균형을 깨뜨리게 되어 오른쪽이나 왼쪽이 더 올라간 형태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허리 역시 한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고, 척추측만증 등 척추변형을 일으키게 되어 결국에는 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잘못된 자세는 특정부위에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글 :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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