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에 걸리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척추전문의로 살다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다. 특히 요즘 일자목이니 거북목 증후군이니 하며 일반인들의 목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더 그렇다. 사실 우리의 현실은 목디스크에 걸리기 쉬운 환경과 조건을 제공한다. 오래 앉아 목을 빼고 컴퓨터나 휴대폰 문자를 하며, 거기에다 운동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목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목뼈의 구조를 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인체의 목뼈를 지칭하는 영어는 서비칼(Cervical)이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실제로 정상적인 목뼈는 Cervical의 이니셜 ‘C’처럼 앞으로 볼록한 C 커브다. 이것은 척추 자체가 원활한 힘의 분배를 받는 것은 물론 스프링처럼 충격을 흡수하기 위함이다. 평소 목뼈가 볼링공 무게의 머리를 적절히 지탱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에 가능하다.
결국 우리 목 건강의 열쇠는 목뼈의 볼록한 C 커브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각이 너무 꺾여 있어도, 너무 펴져 있어도 좋지 않다. 보통 목뼈의 가장 바람직한 각도는 약 35~40도 정도라고 보고 있다. 인간이 지구상 동물 중 유일하게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베개는 우리가 바닥에 누웠을 때 머리와 목뼈(경추) 부분과 지면 사이에 발생하는 공간을 채워 주기 때문에 수면 중에도 서 있을 때의 자연스런 목의 C 커브를 유지하게 도와준다.
하지만 우리는 목의 C 커브를 시종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현대인의 생활은 책상에서 고개를 숙이고 하는 작업이나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하는 컴퓨터 작업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운동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컴퓨터에만 의존한 채 살아가는 대다수 현대인의 생활환경은 목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나쁜 자세들을 만들어 내기 일쑤다.
만일 편하게 선 자세를 옆에서 보았을 때 귓구멍이 어깨보다 앞쪽으로 나와 있다면 경추의 C 커브가 비정상적으로 펴져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체형의 경우 목 뒤쪽의 근육은 항상 늘어나 있고 목 앞쪽의 근육은 긴장하게 된다. 이런 자세가 오래 유지되다보면 목뼈의 C자 곡선이 없어지고 일자목 상태가 되기 쉽다.
특히 일자목은 목 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데 일자목이 되면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아프게 된다. 뒷목을 잡아 주는 근육과 힘줄이 손상되어 탄력성을 잃고 딱딱하게 굳기 때문이다. 이리 되면 눈도 쉽게 피로해지고 이따금 손도 저리다.
목뼈가 일자로 서면 충격을 완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또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 역시 지속적인 압박을 받게 되어 납작하게 찌그러진다. 그대로 방치해 둘 경우 결국 목 디스크나 퇴행성 경추를 유발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자 그럼, 일자목 또는 목디스크 예방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집에서 간단히 베개를 이용하는 방법만으로도 일자목 예방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잠을 잘 때 경추 각도를 가장 잘 살려주는 베개를 베는 것이 이롭다. 이는 목뼈의 자연스런 굴곡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경추 베개’라는 것을 이용해도 좋고, 수건을 자신의 팔뚝 굵기로 말아 목 뒤에 받치고 자도 무방하다. 또 반듯하게 누워 잘 때는 6~8cm 정도의 낮은 베개를, 옆으로 누워서 잘 때는 어깨 높이를 고려해 어깨보다 2cm 정도 높은 베개를 이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이때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면 훨씬 안정적인 자세를 이룬다.
아울러 평소 좋은 자세와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컴퓨터를 할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은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는, 반듯한 자세로 앉고, PC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10~15도 정도 아래에 위치하도록 조정한다. 운전 시에는 등받이를 110도 정도 젖혀 허리와 목이 바로 세워지도록 하고 고개를 내미는 일이 없도록 한다. 또 틈틈이 간단한 스트레칭을 실시하여 뒤틀린 목뼈와 목뼈 주변의 긴장된 근육을 풀어 주는 것이 이롭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일자목, 목 디스크 등의 목 질환은 초기 단계에 뚜렷한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저 잠을 잘 못 잤거나 피로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간주되기 쉽다. 목 자체보다 오히려 어깨나 손, 팔 등에 먼저 이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뒷목이 항상 저리고 뻣뻣하거나 이유 없이 손이나 팔이 저려 업무능력이나 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다면 이를 방치하기보다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자세다.
장형석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전문의)
'척추디스크센터 > 목디스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디스크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 (0) | 2018.04.30 |
---|---|
목디스크의 한의학적 원인 (0) | 2018.04.19 |
‘소리없이 무서운’ 목디스크에 대하여 (0) | 2018.04.12 |
진통제를 복용해도 계속되는 두통, 목 디스크가 원인 (0) | 2018.04.07 |
목 디스크가 무서운 이유 (0) | 2018.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