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의 구조와 허리디스크의 실체

척추의 구조와 허리디스크의 실체 

우리나라의 경우 '디스크'라는 용어에는 익숙하면서 '추간판탈출증'이라는 병명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의학용어자체가 몹시 어려워 쉽게 입에 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추간판탈출증이 바로 디스크의 정식 질환 명칭입니다.

추간판(디스크)이 원래 위치에서 탈출된 상태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스크는 사실상 신체를 구성하는 조직의 이름이지 그 자체로 병은 아닙니다. 따라서 "디스크에 걸렸다."는 말 역시 맞는 표현을 아닙니다. 허리디스크 '요추 추간판탈출증', 목디스크는 '경추 추간판탈출증' 이라고 불러야 맞지만 워낙 용어가 어렵다보니 쉽게 허리디스크 목디스크로 널리 통용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이 디스크는 허리에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조직입니다. 

■ 척추의 구조

인간의 척추는 3간계의변화 과정을 거쳐 발달합니다.

먼저 갓난아기는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웅크려 있던 태아의 자세 그대로 C 커브를 유지합니다. 이 것이 '1차 커브'입니다. 생후 2~3개월이 지나면서 아기는 목 뒤 근육이 발달해 2차적인 목뼈(경추)의 'C' 커브를 이루며 머리를 들고 기어 다니게 됩니다. 첫 돌 무렵이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허리 주위 근육이 발달해 3차 커브인 허리 커브가 형성됩니다. 아기의 목과 허리는 앞쪽으로, 등과 꼬리뼈는 뒤쪽으로 커브가 만들어지면서 직립보행이 가능한 S자 형태의 완전한 척추모양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척추가 몸을 구부리거나 펴고, 몸무게를 지탱하며,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하는 것은 모두 S자의 스프링 효과 덕택입니다. 척추는 우리의 몸을 지탱하는 균형추와 같습니다.

우리 몸의 기둥이라 불리는 척추는 목뼈(경추) 7개, 등뼈(흉추) 12개, 허리뼈(요추) 5개, 골반뼈(천추) 5개, 꼬리뼈(미추) 4개로 모두 33개의 뼈가 연결되어 이루져 있습니다. 이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쿠션 같은 추간판이 있습니다. 이것은 뛰어난 신축성과 탄력성으로 외부로부터 오는 물리적 충격을 완화해 주고, 딱딱한 뼈끼리 부딪치는 것을 막아 주는 완충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의 추간판은 모두 23개, 목뼈 세 1, 2번 사이를 제외한 모든 척추 뼈 사이에 있습니다. 추간판은 젤 타입의 수핵과 그 수핵을 둥글게 감싼, 섬유질로 된 섬유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수핵은 80%의 수분이 차지합니다. 디스크 옆으로는 신경이 지나갑니다.

척추 뼈는 부위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조금씩 다르지만 전체적인 모양이나 기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척추 뼈를 단면으로 살펴보면 배 쪽으로는 둥근 모양, 등 쪽으로는 울퉁불퉁한 동기가 나와 있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배 쪽의 둥근 모양을 척추몸통이라고 하면 등 쪽으로 나와 있는 돌기 중 척추 뒤쪽으로 솟아난 1개의 돌기를 가시돌기, 척추 옆면으로 솟아난 2개의 돌기를 가로돌기하고 부릅니다. 그리고 척추몸통과 돌기들이 나와 있는 뒤쪽을 연결해주는 척추 뼈 부분을 척추고리 또는 후궁판이라고 합니다.

등 쪽의 척추 뼈 사이에는 관절이 형성돼 있습니다. 척추에 있는 관절은 척추의 뒤쪽에 있다고 해서 후관절이라고 부릅니다. 각 척추마다 좌우 한 쌍의 후관절이 있는데 척추 앞쪽의 추간단과 뒤쪽의 후관절 때문에 우리는 목이나 허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운동성을 갖는 것은 물론 아무리 구부리거나 펴는 운동을 해도 척추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안정설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추간판에서 대부분 흡수하고 나머지를 이 관절이 흡수하는 식으로 다양한 외부 충격에 적응하게 됩니다.

또 척추 뼈와 추간판으로 이루어진 척추 둘레에는 인대롸 근육이 형성 돼 있어 척추가 무너지거나 어긋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면서 지탱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 디스크 - 척추를 보호하는 '뽁뽁이'

 

심심할 때 톡톡 터뜨리며 가지고 놀 때가 많은 완충재인 에어 캡, 일명 뽁뽁이는 공치증이 있어 충격을 완화시켜주며, 물건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서 깨지기 쉬운 물건을 포장할 떄 주로 쓰이는 포장재입니다. 디스크 역시 허리에서 이 뽁뽁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뽁뽁이에 들어있는 공기층(디스크수핵)이 터져 버린다면 어떨가요? 그 상태로는 아무리 물건(척추)을 감싼다한들 의미가 없습니다.

디스크는 척추 뼈마디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말랑말랑한 조직입니다. 섬유테에 둘러싸여 있으며, 높은 탄력성을 가지고 있어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켜 척추를 보호하며, 척추 뼈끼리의 충돌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유의 탄력성 때문에 허리를 돌리거나 앞으로 숙이기, 뒤로 젖히기 등의 행위가 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이 얘기는 곧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이 모든 동작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 디스크 역시 피부나 근육처럼 인체의 한 조직이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화하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디스크는 혈관을 가지고 있지 않는 '무혈조직'으로, 혈액이 공급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 노화의 속도 역시 현저히 빠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허리디스크 발생기전

디스크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추간판의 퇴행성 손상'입니다. 물론 추간판에 퇴행성 변화가 없이도 심각한 외상으로 인해 추간판이 ㅍ열되는 외상성 디스크도 있지만 이러한 경우는 드룹니다. 대부분은 외상없이 발생하는 디스크의 형태가 일반적이고 흔합니다.

추간판은 인체 내의 어느 결합 조직보다도 조기에 퇴행성 변화가 잘 일어납니다. 퇴행성 변화의 발생과 진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추간판에 반복되는 과부하입니다. 추간판에 걸리는 과부하로 추간판의 구성 성분인 수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분ㅁ이 점차 소실되기 때문에 추간판의 높이가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추간판은 내부에 혈관이 분포되지 않아 확산에 의해 영양공급 부족 현상을 일으킵니다. 영양공급의 부족은 젖산 생산의 증가 및 산성 환경을 조장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추간판을 구성하는 정상 세포의 감소가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추간판 내부에 미세한 빈 공간이 늘어나게 되고,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섬유테의 규칙적 배열들이 손상을 받습니다. 이러한 특징적인 퇴행성 변화는 특히, 허리부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합니다. 추간판 조직에 퇴행성 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섬유테는 쉽게 파열되고 섬유테 내부에 존재하는 수핵이 탈출되어 척추 신경을 압박하게 됩니다. 통증은 섬유테 파열로 발생하는 통증 유발 물질, 신경 압박으로 발생하는 신경염과 신경손상이 주요 원인입니다.

그러므로 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통증유발 물질과 신경염의 제거, 손상된 신경의 재생과 파열되어 불안정해진 추간판의 안정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