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에 좋은 음식, 뭐가 있죠?

 

(허리디스크 바로알기)

허리디스크에 좋은 음식, 뭐가 있죠?

균형 잡힌 식사가 기본…비만은 척추의 ‘적’ 경계해야

사골, 도가니, 멸치, 두부, 콩, 비타민, 녹색채소 ‘강추’

칼슘제제, 인스턴트식품, 튀긴 음식, 고지방식품 ‘비추’

 

 

“허리디스크에 좋은 음식 좀 알려주세요.”

허리디스크 환자 중에 종종 이런 질문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의사의 치료와 함께 철저하게 식이요법을 실천하면 하루라도 빨리 허리디스크 치료를 끝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한 심정에서다. 이렇게 음식까지 신경 쓰며 치료에 정성을 쏟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실제 차도가 빠르다.

진짜 허리디스크에 좋은 음식이 있긴 있는 것일까!

의사들에게 이런 류의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답은 뻔하다.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허리디스크라고 예외는 아니다. 몸이 전체적으로 좋아지지 않고 척추만 좋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에 처방하는 한약 역시 직접적으로 디스크에 작용하기 보다는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개선해 디스크를 치료한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따라서 허리디스크 환자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잘 먹는 것이 많이 먹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운동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많이 먹게 되면 살만 쪄 척추에 부담만 주기 때문이다. 잘 먹는다는 것은 편식하지 않고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함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에 좋은 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이 듬뿍 함유된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이 여러모로 이로운 것은 사실이다. 칼슘은 물에 잘 녹지 않아 자체로는 몸에 잘 흡수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약국에서 파는 칼슘제제들은 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과용하면 도리어 소화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신 음식을 통해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비교적 몸에 잘 흡수 되므로 효과적이다.

구체적인 척추강화 식품을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소 사골은 퇴행성 척추질환에 좋다. 사골을 고면 처음에는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 나오다가 나중에는 국물이 말개진다. 대부분 뽀얗게 우러난 국물이 더 영양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나중에 나오는 말간 국물이 오히려 뼈에 도움이 된다.

도가니탕도 사골국물 못지않다. 사람이 노화하면 뼈와 뼈 사이의 관절이 부드럽지 않아 뻣뻣해지고 자꾸 쑤시게 마련인데 그 이유는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황산콘드로이틴 성분이 줄어든 까닭이다. 도가니탕에는 황산콘드로이틴이 많아 관절까지 흡수도 잘 되고, 디스크와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

또 녹각을 고아 먹어도 좋다. 녹각 600g에 물 20사발에 붓고, 8~10시간 정도 은은하게 고아 묵처럼 만든 다음 냉동고 얼음 틀에 넣어 얼리면 바로 ‘녹각교’가 된다. 이것을 아침저녁으로 하나씩 뜨거운 물에 타서 복용하면 퇴행성 척추질환이나 관절염, 골다공증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밖에 뼈째 먹는 생선을 즐겨 먹는 것도 좋다. 멸치, 뱅어포, 미꾸라지 등 뼈째 먹는 생선에는 칼슘이 매우 풍부하다. 아울러 해조류와 해산물, 그리고 두부와 콩 제품, 특히 검은콩, 검은깨 등도 권장할 만한 식품이다.

비타민과 섬유질 섭취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인체의 대사 과정에 장애가 생겨 자연치유력이 떨어진다. 특히 비타민C나 D는 뼈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척추 환자에게 특히 중요하다. 비타민 C는 뼈의 발육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며 비타민 D는 칼슘의 소화 흡수에 필수적이다. 비타민 D는 실외에서 적당히 활동하면 체내에서 자동 합성돼 별도로 섭취할 필요가 없지만, 만성 질환이나 노화 등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져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긴 사람들은 결핍되기 쉽다.

 

비타민 하면 흔히 과일을 생각하기 쉬운데 과일보다는 신선한 녹색 채소가 더 유용하다. 채소에는 비타민뿐 아니라 칼슘도 풍부해 뼈 건강을 회복하는 데 매우 좋다. 뿐만 아니라 녹색 채소에는 변비에 좋은 섬유질도 듬뿍 들어 있어 통증 때문에 활동량이 줄고 화장실 가기가 두려워 변비가 생기기 쉬운 척추 환자에게 더욱 유익할 수 있다.

녹색 채소 중에서 부추는 성질이 따뜻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이다.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묵은 피의 배출을 도움으로써 특히 만성적인 요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다 섬유질 또한 풍부해 변비 때문에 생기는 요통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당근은 비타민보다는 당근 자체의 성질 때문에 이롭다. 특히 냉증으로 허리가 아플 때 하체를 따뜻하게 하고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줘 요통을 낫게 한다. 식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구연산은 근육에 쌓인 젖산을 분해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것이 요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구연산은 또한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피로를 신속하게 풀어 주는 역할도 한다. 식초도 종류가 다양한데 뼈 건강을 생각해 고른다면 구연산이 많이 든 양조 식초나 사과산이 든 사과 식초를 더 권할만하다.

흔히 간식으로 즐기는 인스턴트식품이나 기름에 튀겨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혈액을 탁하게 해 건강에 이로울 것이 없다. 또 필요 이상으로 칼로리가 높고 영양적으로 편중되어 있어 비만이나 변비 등 척추 환자가 경계해야 할 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맛에서도 빠지지 않는 건강한 간식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현미와 잡곡류를 볶아 간식으로 먹게 되면 여러 이점이 있다. 현미와 잡곡에는 풍부한 비타민 E, 마그네슘, 비타민B군, 그리고 섬유질이 풍부해 척추 추간판에서 영양이 빠져 생기는 퇴행성디스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양송이 마늘 볶음도 간식이나 반찬으로 즐기면 좋다. 버섯은 뼈 건강에 중요한 비타민D가 풍부하며 마늘 속에 들어있는 유황은 디스크로 인한 신경염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구기자로 만든 구기자차는 신장의 기가 쇠약해져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힘이 없을 때 마시면 좋고, 복분자차도 허리를 튼튼하게 해 주고 신장과 방광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

글 :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