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관절염 치료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고양이를 고아먹거나 지네 가루, 박쥐 등을 먹으면 낫는다!”

“자신의 소변이나 포도를 먹거나 홍화씨나 오가피 등 단방 약재가 특효다!”

 

불과 몇 년까지만 해도 위에 거론한 말을 믿는 이들이 많았다. 과연 이 병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관절염이다. 관절염은 우리나라 인구 6명 당 1명, 55세 이상 노인들 중 무려 80% 정도가 고통 받고 있는, 너무 흔한 질환이다. 사실 퇴행성관절염은 대개 노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증상이지만 치료가 다소 어렵기도 하거니와 완쾌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리는 질환이다 보니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경향이 크기도 하다.

 

 

 

 

유난히 퇴행성관절염에 좋다고 전해지는 민간요법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전문적인 치료보다 더 빠르고 쉽게 호전될 것이라 믿어보지만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고 치유 효과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민간요법의 한계다. 간혹 뒤늦게 병원을 찾은 환자들 가운데 민간요법에만 의지했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더 악화되어 온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가장 큰 문제는 민간요법에 의존했다가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퇴행성관절염은 근육 손상 단계에서 관절 질환의 징후가 발견돼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짧은 시간 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근육에는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손상도 잘 되지만 회복도 또한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나아가 힘줄(인대)이 손상되면 힘줄 특성상 치료가 만만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뼈나 연골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영양분이나 면역세포 등이 혈관에 미치지 못해 그만큼 치료기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민간요법으로 증상을 방치할수록 치료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 시중에 쏟아지는 건강보조식품도 마찬가지다. 건강보조식품은 대부분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친, 녹색입홍합, 칼슘 보조제 등으로 모두 뼈나 관절, 연골 등의 주요 성분을 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성분이 대부분 ‘식품’으로 분류돼 의약품처럼 성분 함량 등의 질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들 식품이 종종 ‘약’으로 오인되기도 하는데 식품과 전문치료제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식품을 먹고 있다고 해서 전문적인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지연하거나 단념한다는 것은 안 될 일인 것이다.

 

또 관절염 패치나 파스 등에 의지하는 환자들도 많다. 관절염 패치의 주성분인 케토프로펜, 피록시캄 등은 관절 통증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차가운 파스보다는 따뜻한 파스가 혈류량을 증가시켜 관절염 통증에 이로운 작용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패치나 파스 또한 일시적인 통증 완화용이지,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될 수 없는 것이다.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행해져야 하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만족해야 한다.

 

 

 

 

물론 퇴행성관절염은 당장 생명을 좌우하는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민간요법에 의존하여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현대 의학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질병이 그렇듯 퇴행성관절염은 초기 발견하여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며 또한 경제적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의학의 발달로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이 분야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만나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과 체질, 병증, 그리고 퇴행 정도에 따라 올바른 진단 및 치료를 적용하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